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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동에 나타난 천조국의 맛 / 조앤글라스

< 23년 6월 방문 >

뜬금없이 과일주스가 땡기는 아내가 있다.

뜬금없이 먹고 싶은 걸 보여주는 아내가 있다.

그 아내 덕에 찾아간 내가 있다.

신상 캐주얼 하이볼 바 '조앤글라스'

 

롯데시네마를 마주하고 있어선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앉아있을 것 같은

미제감성

 

나처럼 성질 급한 사람은

셀프 바가 참 감사하다.

생긴지 얼마 안 되어 깔끔 그 자체.

태블릿 메뉴판이 있어 실컷 구경하고

이벤트가 있어 버터 갈릭 포테이토를 서비스

시그니처 메뉴는 벌써 소진된 것들이 보인다.

시작은 레드락 생맥주로 시원하게 예열

5,000원

살얼음이 들었나? 싶을 쯤 호로록 홀려 들어간

 

리얼 오렌지 하이볼

화려하고 달달해 보이는 하이볼이 많았는데

과즙충전이 필요한 아내는 뒤도 안 돌아보고 오렌지.

쫍쫍 흡입 하시더니 엄지를 척 올려주셨다.

9,500원

물은 생수병으로

기본 안주는 콘칩을 한 봉지 주시는데

이게 또 깔끔한 '힙의 맛'

첫 안주로 자리하신 칠리 치즈 포크 프라이

탕수육을 좋아하는 중년에게, 아내의 추천 메뉴

19,000원

 

감자전분으로 잘 튀긴 탕수육과

칠리소스와 치즈 조합이 의외의 합을 보여준다.

이걸 어찌 다 먹나 했는데 접시까지 먹을 뻔.ㅋ

 

꿀 바질 토마토

달달한 꿀 토마토에 바질 + 보코치니 치즈

10,500원

‘아내의 원픽’

이곳의 사이드메뉴들은

위스키와 미친 향연일 듯?

서비스로 주신 버터 갈릭 포테이토

바삭하게 잘 튀긴 감튀에 갈릭소스 숭덩

8,000원

느끼해질 쯤, 칠리 치즈 포크 프라이 소스에 찍먹하니

이거 또 미친놈이네?

파이어볼 시나몬 하이볼

계피 말고 시나몬의 향기가 시가처럼 그윽한

취한다 미제감성.

8,900원

 

'위스키 샷은 시중 바의 반값 느낌'

콜키지도 만 원으로 혜자

근데 술 가져올 일 있겠어?

 

한 잔 두잔 홀짝거리다 보니

창밖으로 칵테일 같은 노을이 펼쳐지네

심하게 낭만적인 거지

트윙클 하이볼 시켰으면

갱년기 여성호르몬에 치일 뻔.

 

기본 하이볼부터 달달구리한 하이볼

위스키와 전통주, 와인

그리고 소주와 맥주까지

술 좋아하는 사람은

여기 빠져들 수밖에 없겠다.

 

정갈하게 진열된 술만 봐도

여기 사장님의 진심 아니겠어?

보면서 매일 뿌듯하실 듯.

 

시간의 때가 아직인 신상 캐주얼 바

사진을 부르는 힙한 플레이팅

돈 생각 삭제 되는 착한 가격

'시그니처 메뉴들은 소진이 빠른 편'

이 퀄리티로 꾸준하다면

앞으로 번호표 뽑고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놀기 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