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싶은 심야술집 / 천호동 의탄리

오카피 2024. 2. 2. 10:55

왁자지껄 잔을 부딪히고 싶을 때도 있고,

조용하게 한잔하고 싶을 때도 있다.

누군가에게 의탄리는 파티의 장소이며

누군가에게 술이 있는 아지트이자,

누군가에게는

기꺼이 혼술하기 좋은 집이 되어준다.

소박하지만 변화무쌍한 '천호동 의탄리'

의탄리는 기본적으로 '심야술집' 이다.

사장님 홀로 음식을 만들고, 서빙하고 맞이하고…

그래서 아는 사람은

‘수저와 접시 정도는’ 알아서 꺼내간다

 

오늘, 속상한 하루였거나…

.

처음 보는 안주를 맛보거나…

 

동네 친구를 부르고 싶거나…

 

처음 마셔보는 술이거나…

경주법주 #화랑

 

따끈한 위로를 받고 싶거나…,

영화 '심야식당'을 본 적은 없지만

서울에 있다면, 꼭 '의탄리'일 것이다.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오늘의 메뉴'인데

메뉴가 무엇인지는 오늘의 오후가 되어서야 알 수 있다.

 

메뉴는 그날 그날 연구하고 고민해서 내어주시는데

한 번도 실패한 기억이 없다 (취했거나.ㅋ)

 

오늘의 메뉴가 없다고 서운할 필요는 없다.

기본 안주도 기본 이상이니까

손님에게 맛있는 안주를 내놓고 싶은

'요리에 진심인 사장님이라'

그냥 보이는 거 아무거나 시켜도 된다.

 

고물가 시대에도

2만 원 넘는 안주가 거의 없다는 것은

의탄리만의 킬링 포인트.

 

그래서 의탄리는

술이 술술 들어갈 수밖에 없다.

오이를 채 썰어 넣은 오이소주는 처음 마셔봤는데

피부에게 양보하지 않아도 건강해지는 기분.

 

어느 날 아내는 물었다.

'블로그에 의탄리는 소개 안 할 거냐고?'

나만 알고 싶은 마음 같은 거라고 답했는데…

사실, 블로그가 조금 커지면 소개하고 싶었다.

사장님 돈 많이 벌어야 하니까.

 

동네에 이런 술집이 없다면

만들어 보는 것도, 인생의 훌륭한 즐거움

여러분도 만드세요.

우리 동네에 내꺼할 술집

없으면 의탄리로 오든가.

놀기 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