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런 곳에 방앗간이… / 한남동 동남방앗간
아무 정보가 없다면
문 앞에서 헤매기 딱 좋다
어디에도 방앗간 얘기는 없다
간판이 없어 찾기도 어려운
한남동의 '동남방앗간'이다
건물의 안쪽으로 들어서면
동남방앗간을 알리는 A4가 붙어있는데
우측 나무 문의 문고리를 야무지게 돌리면 된다.
문이 열리면,
동화 속으로 안내하는 듯한
지하세계가 시작되는데…
성탄절은 지났지만
성탄의 분위기가 있고
Ciao! 라고 인사해야 할 것만 같은
와인들이 있고
동화의 느낌을 더할
고풍스러운 소품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연출한 느낌이 아니라
유럽을 고스란히 옮겨온 듯
'분위기가 깡패'
동남방앗간의 이야기와 메뉴를 참고하시고
뭔지 모르게 시선을 강탈하는 플레이트…
시작은 ‘테누떼 로세띠- 띠노 로쏘 토스카나’
이름은 난해하지만 술이 술술
잔이 예쁘면
와인이 담기는 소리부터 다른데
립의 쉐입도 요상스런게 보통내기가 아니다
서비스로 자리한 멜론직한 멜론
지금은 사라진 종합 과자선물 세트처럼
감탄사가 먼저 나오는
방앗간 플레이트 43,000원
한 병으로 되겠어? 라고 말하는 듯한 안주는
달고 짜고 촉촉하여, 술을 자꾸 부른다
어딜 가도 사랑받는 감튀는
트러플 오일을 곁들였다
프렌치 프라이 15,000원
다음 와인은 스페인의 유기농 와인인
바라온다 오가닉 바리까
모범생 같은 유기농과는 친해지기 어렵다고…
배가 부르지만 궁금해서 주문한 마지막 안주
브리 나잇 23,000원
크리미한 견과류야 뭐, 사랑이지.
잔도 부딪힐 만큼 부딪혔고
이제는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데
간이 아직 연말에 계신 듯하다.
놀기 살기로